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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영화 리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인생에 대한 영화

by SuperMemi 202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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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0

 

오늘 본 영화는 2008년 개봉한 브래드 피트(벤자민 버튼 역)와 케이트 블란쳇(데이지 역) 주연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다. TV 영화채널에서 한번씩 틀여주곤 했지만, 166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으로 매번 처음 몇 30% 정도만 보고 끝까지 보진 못했었다. 오늘 우연히 넷플릭스(NEFLIX)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되었다.

 

출처 네이버영화, 케이트 블란쳇

 

아래에는 개인적인 생각과 영화 스토리가 담겨있다. 영화를 볼 사람이라면 먼저 영화를 보고 오기 바란다.

 


스토리

 

1918년 말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가던 때 80세의 외모를 가진 한 아이가 태어난다. 그를 낳으면서 그의 어머니는 사망하고 아버지는 아이의 외모를 보고 그를 요양원 앞에 버린다. 버려진 그를 요양원에서 일하는 여성이 부모가 되어 자신의 아이로 키우게 된다.

 

출처 네이버 영화

 

요양원에서 그는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요양원의 노인들은 그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았고, 따뜻하게 받아주었다. 다만 하나의 다른점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둘씩 죽어가지만, 벤자민은 걷지 못하던 노인에서 일어서서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점점 살아나고 있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벤자민과 데이지

 

벤자민은 12살에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 6살 데이지의 아름다운 푸른눈에 사랑에 빠졌다. 그들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했다. 야속하게도 시간은 흘러 데이지는 늙어가지만, 벤자민은 어려졌다. 벤자민은 그의 아이와 데이지를 두고 떠났지만 언제나 그 둘을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사랑했다. 마지막 순간은 모든 사람이 그렇듯 또 불꽃이 사그라들듯 서서히 꺼져갔고, 마침내 끝이 났다.

 

데이지는 그를 사랑했다. 죽는 순간까지 그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사랑을 따뜻한 보살핌으로 일관했다. 벤자민이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까지도 그녀는 그를 버리지 않았다.

 

 

 영화는 데이지의 마지막 순간에서 그녀의 딸이 벤자민의 일기를 읽으며 진행된다. 데이지는 죽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벤자민의 일기를 읽는다. 그녀의 딸의 목소리로 일기를 들으며 옛날일을 떠올리며 여전히 벤자민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출처 네이버영화

 

그녀의 딸은 일기를 읽으며 벤자민이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사실과 알지 못하던 여러 과거에 대해서 듣게된다. 데이지와 그녀의 딸은 일기를 하나씩 읽으며 과거 벤자민의 삶에 대해 회상한다.

 

이후 마지막에 결국 병원에도 토네이도가 강타하고, 어지러운 상황속에서 데이지는 영원한 평화 속으로 조용히 잠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시간의 덧없음과 더불어 거꾸로 흐르는 시계가 물속으로 잠기며 영화는 끝이난다.

 


기억에 남는 순간

 

당신은 자신의 삶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는가?

좋은 순간이든 나쁜 순간이든 그 순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든 상황이 알맞게 돌아가야한다.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단 한 가지만 달랐더라면.

신발 끈이 안 끊어졌거나. 트럭이 길을 막지 않았거나. 점원이 물건을 제때 포장해뒀다면. 그 남자가 알람을 맞췄거나 택시 기사가 커피를 안 샀거나. 쇼핑객이 코트를 안 잊고 앞 택시를 탔다면.

데이지는 친구와 길을 건넜을 것이고 택시는 그냥 지나갔겠지.


 

출처 네이버 영화

나는 운명을 믿진 않지만 삶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운명과도 같이 일어난다.

나도 그러한 순간이 있다.

 

내가 만약 먼저 다가가지 않았더라면. 먼저 말을 걸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사람이 여기에 오지 않았더라면. 그사람을 만나지 못할 경우에 수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사람을 만났고, 그사람과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당신 주위의 사람들은 매우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들과 함께 늙어가고, 그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시간

 

나는 아직 20대라서 젊다. 우리 아빠도 20대의 젊음이 있었다. 지금은 50대가 되었다. 그에게 젊음이란 어떤 의미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시간을 돌려서 다시 젊어 질 수 있다면 시간을 돌리게 될까?

 

최고의 시계 수리공은 기차역의 시계를 거꾸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세계대전에서 그의 아들이 죽기 전으로 시간을 돌려 다시한번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계를 거꾸로 흐르게 만들었다. 돌아오지 않을 걸 알면서 사람들은 그리워하고 시간을 돌리고 싶어한다.

 

당신도 시간을 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는가? 돌려서 바꾸고 싶은 과거가 있는가? 이렇게 했더라면... 저렇게 했었어야 했는데... 이런 생각을 다들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그러한 상황에 대해 아무런 의미부여 없이 담담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은 그저 현실을 받아들일 뿐이다.

 


현실이 싫으면 미친 개처럼 날뛰거나 욕하고 신을 저주해도 되지만

마지막 순간엔 받아들여야 한다.


 

작은 벌새

 

벌새가 마지막 순간에 한번씩 등장한다. 벌새는 빠른 날갯짓으로 날아다니며 꿀을 먹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라고 한다. 끊임없이 날개짓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인간의 삶과 닮아 있다. 하지만 그 날개짓도 언제가는 멈춘다. 사람도 그렇다.

 

젊어가는 벤자민도, 늙어가는 데이지도, 요양원의 노인들도, 배의 선장도, 그들의 부모들도 영원하지 않다는 인생의 덧없음을 쓸쓸하게 드러낸다. 벌새의 날개 모양이 8자를 닮아있어서 그것이 무한대를 의미한다는 선장의 대사는 반대로 무한대의 영원은 존재하지 않음을 드러낸다.

 

 

마지막 엔딩 대사가 여운이 많이 남는다.

 


누군가는 강가에 앉으라고 태어나고

누군가는 번개를 맞고

누군가는 예술가이고

누군가는 수영을 하고

누군가는 버튼을 만들고

누군가는 세익스피어를 읽고

누군가는 그냥 어머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춤을 춘다.


 

요즘 대학원 진로와 삶에 대해서 생각이 많다. 무엇이 맞고 어떻게 해야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그런 와중에 영화 속 선장의 말이 참 인상깊었다.

 

그는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그의 아버지는 평생 배위에서 본인처럼 살게 될 것이라고, 예술가는 꿈도 꾸지 말라고 경고했다. 결국 아버지의 말처럼 그는 선장이 되었고, 죽을때까지 배위에서 일을 한다. 하지만 그는 현실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타투 아티스트로 자신의 몸을 예술로 채워 넣었다.

 

새로웠다.

 

꿈을 위해 힘들어하다가 성공하는 영화는 많이 봤지만, 현실속에서 자신의 꿈을 충족하며 행복해하는 캐릭터는 처음봤다.

 

 


선장 : 남들 말엔 신경 쓰지 말고 당신 꿈을 좇아 나도 그랬기에 예술가가 됐어.

벤자민 : 당신은 예인선 선장이잖아요?


 

상황이 재밌었다. 모두가 그를 선장이라고, 그의 아버지와 똑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 대하여 행복한다.

 

나는 주위 사람들보기에 꽤 노력하고, 남들보다 앞서 나간다고 보여진다. 그들은 내가 뭘하든 성공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럴듯한 높은 대학에, 평범한 가정환경에, 이런저런 활동들, 한번도 쉬지않고 빠른길로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나는 그닥 노력하지도 않고, 그렇게 잘나지도 않았으며, 아는것이 없는 바보이다. 나에 대한 그러한 성찰들이 생각이 많아지게 만든다. 그리고 여러 핑계를 만들게 한다.

 

부족하면 공부를 하고, 자신이 없으면 뭐라도 더 배워서 능력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노력을 하고 싶지 않는것이다. 노력없이 결과만을 얻고싶은 마음이 잘못 된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한번쯤은 그냥 아무것도 안해도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싶다. 이 글을 쓰다보니, 생각이 명확해 지는것 같다.

 

나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시작도 하기전에 지쳐버렸다. 너무 지쳤다. 모든 부담감에서 떠나 자유로워 지고싶다. 미국 여행 갔을때가 그립다. 자신감 넘치고 당당했던 그때 그 순간. 여튼 어찌되건 시간은 흐른다.

영화의 엔딩에서 힘을 얻는다.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참 멋이다. 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

 

영화에서 벤자민과 데이지가 매일 밤마다 하는 말.. Goodnight

그럭저럭 좋은 밤이다. 잘 자고 내일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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